Ody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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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세계적인 소설가 '앙드레 말로'는 1889년 파리 박람회에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인 에펠탑을 ‘철골 괴물’이라고 공론화 하며 건립을 반대 하였다. 그러다 막상 에펠탑이 건립되고 나자 에펠탑에서 점심을 먹었다. 유일하게 파리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이라 말하면서 에펠탑에 대한 사랑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그는 에펠탑을 국가 기념물로 지정하였다.

 

2012년, 여수시민의 열정과 자원 봉사로 여수엑스포를 유치하고 성공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모두가 아는 여수엑스포 주제이다. 이를 통해 해안과 바다의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장소는 엑스포 주제인 ‘지속가능한 개발’과는 다르게 10여년의 길을 걸어왔다. 엑스포 주제의 실행이 아닌 박람회장 청산에 몰두한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가 있었으며, 정비된 토지로만 보고 이를 민간에게 매각하려는 천민 자본주의적인 시도 등이 있었다.

 

이에 여수시민들이 부단히 노력하여 경제적 논리와 자본의 논리를 물리치고 국립청소년해양교육원과 국립해양기상과학관 등 엑스포 기본 정신에 부합하는 공공개발을 이뤄 냈다. 한발 더 나가 박람회장 운영을 정부산하 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로 하는 법재정을 추진하였다.

 

이는 지난 10년간 그토록 염원하였던 여수박람회의 주제 ‘살아있는 바다와 숨쉬는 연안’를국가가 책임을 지고 박람회장 사후활용을 통해 구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국가행사 투자 일몰제를 앞세워 박람회장 없애기에 몰두했던 정부가 이제 비로소 공공활용의 책임이라는 정부의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박람회장 운영의 안정화와 관련된 법재정을 통해 파리의 에펠탑처럼 여수의 랜드마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박람회장은 세계적인 해양문화관광과 기후대응해법발굴의 메카가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박람회장은 공공개발을 통해 민간개발의 부작용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851년 런던엑스포의 대표적 건물, 유리와 철골의 시초인 수정궁(Crystal Palace)을 철거한 일에 대해 영국인들은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 1986년 재건된 바르셀로나 파빌리언 또한 1929년 엑스포 시대정신를 무시한 자본주의 철거 정책의 뼈아픈 후회의 결과이다.

 

한때 전남도나 여수시가 박람회장을 인수해 활용하자는 방안이 시민들의 숙의를 거친바 있다. 하지만 전남도와 여수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재원과 실정법 앞에 난감해졌는데 늦게나마 정부가 공공개발로 방향을 전환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웃 지자체들의 시기어린 눈총까지 견뎌내면서 비로소 정부 책임의 박람회장 공공활용을 위한 법개정을 눈앞에 둔 모든 여수시민들은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반가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공론화 주장은 실로 생뚱맞다. 그간 박람회장 사후활용에 대한 공론화에 숙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20년 여수박람회 역사 왜곡일 뿐만 아니라 자기 일처럼 관심과 참여로 박람회장을 지켜온 여수시민들에 대한 폄하이다.

더욱이 여수시 인수를 염두에 둔 공론화는 박람회장의 민간개발, 혹시 지방선거에서의 의제 선점 그 이상의 합리적 유추가 불가능 하다. 

더 나가 정부가 재원부담을 마뜩찮게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에 옳다구나 빌미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수박람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새정부의 외면으로 사후활용이 또 다시 표류하거나 아예 물거품이 된다면 대전엑스포처럼 여수박람회장은 청산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때 법개정을 했어야 했다고.

 

박람회 건물인 에펠탑은 건립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공공개발, 시대정신, 시민사랑이 있었기에 130여년 동안 파리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여수박람회장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되는데 부족한 것은 공공개발이다. 공공개발만 충족하면 여수는 에펠탑 이상의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가질 수 있다. 박람회장이 시대정신과 여수시민의 사랑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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