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yssey

대학생활의 과제

Prof.Chung 2023.01.28 11:44 조회 수 : 19

■ 대학생활의 과제
1) 주체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자본논리에 대항하여 인간적 논리를 지켜야 한다. 특히 상품미학에 포섭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여야 한다. 식민주의 의식에서 탈피하고 민족적 주체성을 지켜야 한다.식탁의 논리를 거부하는 버섯처럼 자기(自己)의 이유(理由)로 살아가야 한다.인간의 의식과 판단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콤플렉스이다.
2) 얼굴을 만들어야 한다.
얼굴은 얼골이며 얼골은 얼꼴이다. 얼(魂)의 꼴(形)이다. 나의 철학을 모색하고 나아가 우리시대의 철학을 모색하여야 한다.얼의 뼈대(骨)를 만드는 일이 대학에 맡겨진 과제이다.이러한 통합적 과제가 바로 얼굴을 만드는 일로 귀일된다. 얼굴은 인격이며 진정한 개성이다. 영혼은 한 인간의 인격과 개성의 지배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내면적 본질이다. 그것은 자기의 내부에 토대를 둔 지속적인 것이며, 의상, 언어 등의 외형적인 것과 구별된다. 그것은 소비보다는 생산, 모방보다는 창조, 존재보다는 관계론적 특성을 갖는 것이다.
신세대의 특성으로서 저항성, 개방성, 진보성을 든다. 저항성, 개방성, 진보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저항성은 당대사회의 가장 강력한 힘에 대한 저항이어야 한다. 약한 상대를 겨누는 저항성은 진정한 저항성이 아니다. 현상보다는 구조에 저항하여야 한다. 일회적 저항이 아닌 지속적 저항이어야 한다. 일상적 자본논리에 대한 저항성이 있어서 신세대의 저항성은 취약하다. 개방성은 그 자체로서 가능성의 표현이다. 그러나 진정한 개방성은 사회적 과제에 대하여 열려 있어야 하고, 과거에 대하여 열려 있어야 하고, 미래를 향하여 열려 있어야 한다. 진정한 개방성은 사회적, 역사적,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특히 개인(個人)을 넘어선 인간관계와 공동체적 지향성을 갖추어야 한다. 몰가치적 진보는 진정한 진보가 아니다. 지향성이 없는 진보는 변화 그 자체에 대한 탐익일 뿐이다. 이미지의 변화를 변화로 이해하거나 변화 그 자체에 매몰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보수적 퇴행으로 귀결된다.
3) 인생의 동반자(同伴者)를 발견하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꽃이 되고 싶다.”애인(愛人)이란 누군가와의 관계(關係)속에서 탄생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누군가의 애인이 될 때, 또는 누군가를 애인으로 가질 때, 우리는 “존재”로부터 “관계”에로 비약한다. <사랑은 연대성의 최고형태이다.> 누군가의 꽃이 되자.
동반자는 인생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다.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동반자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가 세계관을 확립하고 있어야 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 동반(同伴)이다.
4) 고민하고 방황하자.
대학은 최후의 수평공간이며 최후의 자유공간이다. 입시(入試)라는 하나의 코드에 매달려온 시절을 청산하자.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원하지 않는가를 점검하자.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생각하자.고민과 방황을 겪은 것만이 진정한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5) 교실은 창백하고 작은 공간이다.
여러분과 나는 교실에서 주로 말로써 이야기하는 관계이다. 학교(學校)와 교실(敎室)과 언어(言語)의 관념성을 벗어나야 한다.
- 신영복, 성공회대 2003학년도 1학기 <사회과학 입문>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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